제민일보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필요한 이유와 제주도정의 역할

양영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제주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의료 접근성이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중증 환자나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치료를 위해 서울 등 육지로 이동해야 하며, 이는 제주도민에게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골든타임 확보에도 문제를 초래한다. 정부가 진료권역을 설정하고 권역별로 상급종합병원을 두는 이유는 수준 높은 의료체계를 통해 국민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다.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중증 환자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두 번째 이유는 제주 지역 의료체계를 협력적이고 수준 높게 만들기 위함이다. 2024년 현재 제주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만성질환 및 중증 질환 환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의 의료 인프라는 이러한 수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지역 의료의 질을 높이고,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의료 자급률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정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이 필수적이다.

첫째, 중앙정부와 협력해 상급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재정 지원과 정책적 뒷받침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의 협조를 받아 특별법 제정이나 예산 지원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도내 의료진의 양성과 유치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설립되더라도 이를 운영할 전문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가 갖고 있는 자원의 특성을 살려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의과대학과 상급종합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우수한 전문 의료진이 배출돼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을 통한 우수한 의료진 양성 시스템은 장기적으로 제주 지역의 의료안전망을 두텁고 수준 높게 만들 것이다.

셋째, 상급종합병원 설립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지역 의료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일이다. 제주도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제주도는 도내 유일의 국립제주대학교 의과대학과 임상 교육 시설인 제주대학교병원을 중심으로 도내 공공병원과 민간종합병원, 병의원 간의 협력 모델과 주민 참여방안을 구현해야 한다. 그것이 제주형 지역완결형 의료체계의 모습이다.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이 설립되는 것은 도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제주의 의료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과제이다. 제주도는 국립제주대학교 의과대학과 제주대학교병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제주대학교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하고 발전시켜 도민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립제주대학교 의과대학이 우수한 의료진을 꾸준히 양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제주도민과 제주를 찾는 모두에게 안전한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완성을 위해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제주도가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제주 지역 상급종합병원 유치와 의료시스템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민의를 대변하는 제주도의회도 상급종합병원 유치와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이라는 도민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