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일보
2023년 09월 19일
02면 (종합)
문연路에서
“청소년 예산, 가장 현명한 투자"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학창시절에 열심히 읽었던 데미안의 한 문장이다. 굳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한 번 쯤은 이 문장을 들어보았을 것 이다. 청소년기의 중요성을 강 조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말 이기도 하다.
청소년기는 더 이상 부모님 의 품에서 안주하지 않고 사회 의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정서 적, 경제적으로 서서히 독립할 준비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청소년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발견함으로써 자아 정 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탐구하며 자기를 진지하게 살펴 보고 질문하는 것은 자아 정체 성 형성의 출발점이며 청소년들 은 이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 신에 대한 답을 찾게 된다. 그 렇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다양한 경험과 합리적 사고를 형성하는 과정은 미래를 위한 큰 자산임 에 틀림없는 사실이다.
또래와의 관계 형성과 소통 능력 역시 청소년기에 성취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청 소년들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 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지원받을 때 범죄, 중독 등의 사회적 문 제 예방과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청소년들이 생산적인 활동을 즐기고 사회참여를 통해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한다면 나 날이 늘어나는 청소년 문제를 줄일 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 하기 위해서는 인력 및 예산이 필수적이다.
이렇듯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 는 청소년들의 활동과 관련한 예산을 반영할 때 '라떼는 말이 야' 시전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요즘의 청소년은 과거 우리 가 자랄 때와는 다른 문화와 환 경속에 있다. 청소년 활동에 대 한 예산과 지원이 뒷받침될 때 청소년은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참여하여 자아정체성 형 활동에 성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청소년 동아리 지원사업, 청 소년 활동프로그램 지원사업과 청소년 축제, 청소년 어울마당 등 청소년의 건전 성장에 꼭 필 요한 예산은 효과가 당장 눈앞 에 보이는 사업은 아니지만 미 래를 살아갈 오늘의 청소년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분명히 하리라 확신한다.
어미 품에 있던 병아리가 알 을 깨고 나오기 위해 여린 부리 로 안에서 쪽쪽 빠는 소리를 내 면(碎) 어미닭은 품고 있던 알 속에서 병아리가 내는 소리를 듣고 밖에서 알을 쏘아 병아리 가 알을 깨는 것을 도와주는데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 어질 때 비로소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것을 일컬어 줄탁동시 啄同時)라 한다. 청소년들이 병아리처럼 사회 로 나오려고 할 때 그들이 이 사 회에 잘 적응하고 바르게 성장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어른들 의 몫은 아닐까? 부디 청소년기 가 짧게 지나가는, 공부만 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요하며 그들이 필요로 하는 양분을 빼앗는 과 오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강하영
제주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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