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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문화공원의 세계사적 의미 - 김반아 박사의 기고문
No 1002
작성자 송순현
조회수 63
등록일 2022-08-03 15:01

재미동포 김반아 박사님이 한겨레온에 기고하신<제주돌문화공원의 세계사적 의미>는 제주도민과 제주도의회 의원 여러분이 필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여기에 공유합니다. https://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482

원주민은 자연 공간과 생태계를 관리하고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주민의 관점은 생태계를 위한 해결책을 내고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원주민의 사고방식을 통해 내려오는 고대의 지식과 유산은 환경 평가와 지속 가능한 생태계 관리에 기여한다.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해외에서 방문 온 사람들에게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자산일 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자산으로 인식된다. 한국에는 다른 어느 곳에도 제주도와 같은 원주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이 없다. 그 이유는 자고로 탐라는 한반도와 멀리 떨어져 있는 섬나라로써 그 자체의 고유한 문화를 생성하고 보유해 왔기 때문이다.

필자는 어려서 한국전쟁을 겪고, 1964년에 부모님을 따라 해외 이민을 떠날 때까지 여름방학 때마다 울산 용잠 외할머니 집에 가서 바깥채에 사는 해녀가 보여준 원주민 문화를 온몸으로 호흡한 소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기억 속의 그녀는 햇볕에 단단히 그슬린 피부에 해바라기 모양으로 패인 주름으로 함박웃음을 하고 있었고 물에 갔다 돌아올 때면 촉촉한 분홍색의 산호와 고동, 소라 등을 가져다주곤 했다.

오십 년 후에 어머니가 한국으로 역이민을 하려했을 때 울산 지역은 현대 중공업이 들어서면서 고향이 없어졌고, 비슷한 모습의 바다가 있는 제주도를 택하시어 서귀포에 자리 잡고 사실 때 (2007-2013) 돌문화공원을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때 돌문화공원에서 본 제주 특유의 돌들과 설문대할망 이야기를 핵심 주제로 조성하고 있는 정적의 공간들은 나로 하여금 해외에서 오랜 세월을 살면서 그리워했던 육안 너머에 볼 수 있는 한국적 정취를 맛보게 해주었다. 나의 옛 기억 속에는 남쪽 바다에 몸을 담그고 맛있는 해물들을 채취해다 주었던 해녀가 있었던 연유로 내게 제주도와 관련된 설문대할망 이야기는 자연적으로 해녀와 관련된 이야기로 입력이 되었다. 그러면서 해녀와 관련된 설화를 가지고 제주도에 돌공원으로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나의 호기심은 발동했고 제주돌문화공원이 다정하고 각별한 곳으로 다가왔다. 내 기억 속의 해녀는 싱싱한 바닷물이 줄줄 흐르는 망태기를 매고 씩씩하게 외할머니 집 대문을 들어서는 자태의 여성이었고, 제주 사람이었다. 그러던 추억이 나의 뇌리 속에서 설문대할망과 연결되자, 잃었던 고향을 되찾은 듯, 잃었던 나의 한 조각을 되찾은 듯, 먼 기억속의 정감을 더듬게 했다.

설문대할망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제주돌문화공원 들어서는 계단 (필자 촬영)
설문대할망은 섬나라 제주의 신비한 자연환경 속에서 독특한 체험을 하며 사는 사람들의 상상의 세계 속에 존재한다. 바다와 제주의 돌과 관련된 그들의 생생한 감각들이 쌓이고 노래가 되어 이 지역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융합하고 자전적 에세이 식으로 표현되면서 설문대할망이라는 이야기 속의 존재는 날개를 달고 퍼져 나간다. 상상의 세계는 고귀하다. 실존에 대한 체험은 신비하고 강렬하고, 상상력의 힘으로 존속한다. 그런 영적 체험을 한 사람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끌림들이 운명이 되어, 체험으로 알게 된 그 실존에게 일생을 바치는 경우들이 일어난다. 그 대상은 어느 인간일 수 도 있고, 마음의 고향으로서의 자연일 수 도 있다. 그들의 그러한 헌신은 교파나 교단에 속하지 않고도 종교인과 같은 삶을 살게 이끌어주곤 한다. 일반인들은 그런 경지를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경외심을 느끼며 그들을 통해 울려 나오는 높고 깊은 진동에 의해 건조한 삶에 생명수와 같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실존에 대한 개인적인 체험을 갖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상상력의 빈곤을 겪으며 산다. 따라서 그들은 눈앞에 천상의 보물이 있어도 보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신화적 이야기와 전통은 고대의 관습과 가치를 보존하고 전달하고 행동을 형성하는 통로가 되어주며, 시와 문학과 예술의 원천이 되어주곤 한다. 실제로 삶속에서 신화적 체험을 한 사람은 그 시대의 문화의 구심점이 된다. 기본적으로, 신화적 체험은 무의미한 세계에 질서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위안을 준다. 직업적으로가 아니라도 조용히 무형 유형의 신화를 보존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초월적 세계와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사회적 보배’가 된다.

제주 돌문화공원에는 특이한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심에 한국의 기인으로 꼽을 수 있는 ‘자원’이라는 호를 가진 사람이 있다. 그곳을 기획한 사람이다. [‘자원’의 ‘자’는  木石 ‘목석’이라는 한자 두자가 합쳐진 것으로, 산 뽕나무 ‘자’ 이다. 그래서 그의 호가 한자만 보면 木石 苑 이라고 한다.] 제주 태생인 자원 백운철은 젊어서부터 나무와 돌에 빠져서 탐라목석원을 만들어서 전시를 했고, 평생을 투자해 수집해온 목석원 내 일체의 전시물 6000여 점을 2008년 12월에, 북제주군 신철주군수와 협약 당시에는 1차, 2차, 3차에 걸쳐 약 2만여 점을 제주돌문화공원에 무상 기증하여 현재의 돌문화공원을 만들었다. 기증품들 중에는 희귀성과 고유성을 인정받아 제주문화재 25호로 등록된 조록나무뿌리 형상물 20여점이 포함되고 있으니, 그 경제적 가치를논할 수 없는 막대한 것들이라고 한다.  (참조: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68280)]

제주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오면서 돌하루방의 모습을 하게 된 ‘자원’은 어릴 때부터 제주의 자연이 만들어 낸 원초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가지고 발굴하고 수집했다. 그것이 상실되지 않게 영구 보존하여 후대에 전하고자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특이하게 생긴 나무뿌리들과 돌 수집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자연을 통해서 정신세계를 열어 주는 소중한 역할을 해왔다. 그는 평생을 제주에서 살아온 제주 토박이 시골사람인 동시에, 예술적으로 국내외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작품들을 만들기도 하면서 설문대할망 이야기를 신화로 승격시키고 재창조하는데 자기의 삶을 바쳐 온 진정한 ‘제주 원주민 예술가’이다.

세계 안의 원주민들

북미에서는 백인 정복자들이 수 만 년에 걸쳐 자연과 일체를 이루며 뿌리를 엮으며 살아 온 원주민들의 생태문화를 앗아가고 초토화시켜 버렸다. 백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현대 사회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신비함에 대한 감성을 말소시켜버렸고 신성함에 대한 아릿한 그리움을 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지구의 영성과 생태적 문제에 대해 깨어있는 사람들이 항상 있어왔다. 2004년 10월에 International Council of 13 Indigenous Grandmothers 라는 이름으로 구성된 국제 원주민 원로 여성들의 연대는 대표적인 예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속해 있는 원주민 공동체를 대표하여 혼신을 바쳐 지구를 위한 제사를 해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통하여 인류의 태반인 모성영성의 중요성을 외쳐 왔고 필자는 그들에게 감사한다.

다음 7대를 위해서 기도하는 13 국제원주민원로할머니들
국제원주민원로여성들을 제주돌문화공원에 초대하여 설문대할망 제단 앞에서 신성한 여성성(Divine Feminine)을 공경하는 동서양의 여성들이 함께 설문대할망제를 지내는 꿈을 꾸어 본적이 있다. [원래 그들의 조상은 오랜 예전에 베링해협이 알라스카와 닿아 있을 때 걸어서 건너서 캐나다 미국 남미로 퍼져 나가서 지금은 아메리카 대륙(남미와 북미)의 원주민으로 살고 있다고 밝혀져 있다. 대략 약 13,000년 전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시베리아와 알래스카가 연결되는 지점을 건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이미 30,000년 전에 남부 시베리아에서 Bering Land Bridge로 알려진 알라스카와의 사이에 있는 섬으로 이주했으며 16,500년 전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왔다는 설도 있다. 요점은 남북미의 원주민들은 우리와 같은 DNA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그런 꿈을 다시 꾸어볼 수 있을까?  제주돌문화공원이 관광지로 바뀌어 간다면 그 분들을 초대하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브라질 정부가 관광객들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아마존의 원시림을 치우고 길을 내고 전동차를 놓는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신성모독이 엄습함을 느낀다.

왜 원초적인 문화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가?

“13 원주민할머니들의 지구를 위한 비전“에 그 답이 적혀 있다.

1. 인류의 구원은 영의 세계와 우주의 진리에 마음을 여는 데 있다.

2. 모든 여성들은 내면 깊은 곳에 '신성한 여성성'에 대한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지식을 지니고 있다.

3. 지혜로운 여성들의 연대가 세상을 구할 것이다.

4.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가라.

5. 자연은 우리의 안내자이다.


13 원주민할머니들의 가르침은 모성영성, 뿌리영성이 지구와 인류의 앞길을 밝혀 줄 것이고, 여성의 몸은 그 자체가 지혜와 답을 품고 있으며, 신화의 바탕이라 간주하며 그 안에서 답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

신화 교육의 중요성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과 제주돌문화공원을 연결해서 이야기 하는 접점이 무엇인가? ‘신화 살리기’이다. 지구 저쪽에 있는 원주민들은 백인들에 의해 종족 말살을 당했다. 그 중에 살아남은 작은 숫자의 후손들은 조상의 삶을, 7대 후손들을 위하여, 자신들의 삶을 바치고 있고, 핵심 역할을 하는 원로 원주민들이 있다. 지구 이쪽에는 생태영성의 몸체인 제주도가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존하려는 집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돌문화공원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신화의 중요성을 이해 못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피폐한 생각으로 인하여 그들이 이루어 놓은 것들이  말살되는 위기에 처해있기도 하다.


신화는 우리의 세계, 문학, 그리고 우리 자신들이 가지고 사는 신념들에 대한 맥락을 제공한다. 신화는 또한 고대가 현대 사회에 끼친 영향을 탐사하여 통찰을 갖게 해준다. 신화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우리 삶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질병과 죽음, 지진과 홍수와 등과 같이 거대한 사건들이 우리 삶에 끼치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통찰하게 하고 재고해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럴 때 우리는 하루살이같이 사라지는 인간의 삶을 신의 관점에서 곁눈질해 볼 수 있게 된다. 그 한 순간 속에서 신을 돌아다보며 관점의 전환을 가질 수 있다. 신화적 눈이 없으면 광대한 우주에서 펼쳐지는 사건들 속에 한 쪽의 티끌도 안 되는 인간의 삶을 추슬러 보는 것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잃은채 살게 된다. 삶의 의미는 오로지 ‘신나는’ 체험과 그와 함께 떠오르는 영감 속에서 발견 할 수 있다.

신화 살리기를 하려면 우선 “신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여러 각도의 답을 얻어야 한다. 신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필자의 답을 적어 보자. “신화란 무한한 품성의 조물주가 자신이 누군가인가를 체험적으로 알고 싶어서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자신의 무한성과 유한성을 역동적으로 경험하며 남겨 놓은 '두 나'의 영혼의 대화이다.”

지금 세상에서 인류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교육은 자기를 찾아가는 살아생동하는 신화 교육이다. 체험적 신화교육은 참여자가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삶의 조건들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주관적이며 주도성과 창의성을 발동하도록 진행된다. 이 점에서 신화교육은 종교의 교리를 가르치는 종교교육과 구별된다.

신화 살리기는 구설로 전해 내려오는 옛날 신화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던 것에서 ‘참여하는 신화,‘ 즉 우리의 피와 살이 되어주는 신화로, 망각 속에 팽개쳐질 수도 있는 정신적 유산을 우리의 생동하는 삶의 원천으로 변환해 가도록 해준다. 신화 살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보통 신화적 삶을 혼자 속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철학과 주관성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방해꾼 역할을 하지 않는다. 신화 살리기는 기본적으로 삶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조화 시키고 포용해나가며 본질의 차원에서 전체와 함께 해나가는 '신성한 작업' 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태어난 '신성한 목적'이이다.

신화는 왜 중요한가?

신화는 살아가는 우리를 조상과 역사에 연결해주며, 기나긴 세월 동안 축적된 불변의 지혜와 도덕적 진리를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신화라는 용어는 현대 사회에서  종종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의미하는 식으로 오용되지만 정신적인 차원에서 신화는 그렇지 않다. 사실상, 신화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삶을 살아가는 모두가 참여하는 이야기를 의미한다. 신화에 나오는 신, 또는 영웅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징적인 이야기이고, 후대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전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긴 역사를 가진 모든 문화 안에는 신화, 전설 및 민속이 있어 그 문화권의 사람들이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인생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구술과 전통으로 전해 내려오는 신화는 관습과 가치를 보존 전달하고 후대가 지혜로운 행동을 형성해가는 통로가 되며, 시와 문학과 예술의 원천이 되어준다. 신화는 자기가 태어난 땅과 관련된 독특한 환경 속에서 고대에 살아온 사람들의 강렬한 감정들을 반영하고 그들의 삶을 꿰고 있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품고 있다. 그것들을 가까이 접하며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의 가치와 신념, 그리고 세상이 영웅에게서 찾는 자질과 그들의 세계를 설명하는 방법들을 발견하게 된다. 신화와 전설은 젊은 세대가 문화를 이해하고 인성을 깊고 넓게 키워 가는데 있어 결정적인 교육용 도구가 되어준다. 조상의 신화와 단절된 문화와 제도 속에서 자라는 젊은이들은 각종 정신적인 문제들을 겪게 되고 단절의 고통이 심할 경우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신화 이야기는 어머니의 자궁과 같이 어린 생명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느긋하고 포근하고 융통성 있는 정신적 그릇을 제공한다. 국가가 구성하고 있는 복잡 다난한 정신세계를 담아 낼 ‘홍익인간’ 같은 신화가 없는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의 신화들을 빌려다가 다문화 다인종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소화할 수 있는 식으로 재구성하여 영화와 만화의 형태로 생산해내고 있다. 그러나 그것 가지고 충분하지가 않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끊임없는 인종문제 사건, 대형 총기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신화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자기의 삶을 바쳐서 신화를 보존하고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소중하고 위대하다.

어느 사회를 이해하려면 그 지역의 신화를 찾아내어 공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제주의 신화를 통하여 정체성, 향토성, 예술성을 살리는 것은 제주를 위한 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좀 더 풍요로운 지구촌과 인류를 위한 일이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한국 내에서는 제주도를 그저 외국 가는 대신에 저렴하게  바캉스 하러 갈 수 있는 편리하고 귀여운 섬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볼 때 제주도는 한반도가 해양세력으로 뻗어나가는 곳에 위치한 관문이 되는 곳이다. 그곳에 130만 평의 땅을 돌문화공원이라는 이름의 생태 문화공원으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입장과 그에 반대하며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이 있다. 그 둘은 나름대로의 중요한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인류사적 관점에서 보면, 세계를 리드하기 시작한 한국이 자국 영토 안에 보유하고 있는 보물단지, 지구촌에서 가장 ‘신성한 여성성’이 강한 원주민 문화와 신화를 수 백 년 앞을 내다보는 안목을 가지고 안전하게 보존하는 일은 국가적 차원의 책임과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설문대할망은 제주도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여신이다... 설문대할망은 물속에서 흙을 퍼 올려 제주도를 만들었으므로 창조신적 면모가 두드러진다. 그러므로 <설문대할망신화>는 창세 신화이며, 천지창조의 거인신화라 할 수 있다. 신화 전승의 유형으로 볼 때 <설문대할망신화>는 구전 산문신화로서 문헌으로 기록되지도 않고, 제의나 신앙에서도 제외된 채 단순히 구두 전승만을 지속하고 있는 천지창조신화라 할 수 있다.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 https://folkency.nfm.go.kr/kr/topic/ detail/5362]

설문대할망 이야기가 진짜 신화인지, 아니면 단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일 뿐인지의 논쟁은 기존해 있는 학술적 자료 가지고 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오랜 세월동안 우리 문화와 전통을 휘잡아 온 유교적 가부장제가 신성한 여성성과 여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그와 관련된 정신문화를 대부분 왜곡해버렸기 때문이다.

국제 무대에서 보는 설문대할망

그런데, 설문대할망은 세계적으로 유일한 ‘창조여신’은 아니다. 그리고, 영문 Wikipedia에는 47개의 창조여신들 이름이 채록되어 있는데 그 명단에는 설문대할망 이름이 빠져있기도 하다. 한국의 신화학자들이 이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알았다면 수정했을 것이다. 설문대할망 창조여신을 한국이나 제주라는 좁은 틀 안에서만 보아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관점을 국제적으로 돌릴 때 비로서 이런 것에 대한 문제점을 생각하고 수정 가능한 길을 찾아 볼 수 있다.  

[참조:  Creator Goddesses,                                                            https://en.wikipedia.org/wiki/Category:Creator_goddesses]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문대할망 창조여신 신화가 이 땅의 가부장제 전통 속에서 그 정수가 말라 버리지 않고 제주도에 전해 내려왔다는 사실 하나 만에 대해서도 우리들과 지구촌의 신화학자들은 고마워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설문대할망이 자식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신성한 모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에 언급한 47개의 다른 창조여신들을 찾아보면 자식의 생명과 밀접하게 관련 된 모성성과 관련된 내용이 없다. 이 부분은 제주도와 한국이 세계의 신화이야기 속에서 보존하고  빛내야 할 정신적 유산이다.  '앞서가는 한국'의 철학이 무엇인가, 한국이 앞서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이 어떤 방식을 쓰기에 앞서가고 있는가, 하는 총괄적 방법론을 한 눈에 알기 위해서는  우리 고대 조상 때부터 면면이 내려오는 우리 민족 정신의 '신성한 모성성'을 보아야 한다. 신성한 모성성, 생명모성은 남녀 모두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잉태되어 임신의 산고 끝에 태어나는 과정에서 삶의 첫 체험으로  알고 있으로써,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설문대할망 신화를 살펴 보자.  흉년에 식량이 없는데 일하러 나간 아들들이 집에 돌아오면 배가 곯아 있을테니까 설문대할망이 그들을 먹이기 위해서 뭔가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만들어 놓고 싶은데 다른 것이 없으니까 자기 몸을 죽통에 빠지게 하여 ‘엄마죽’을 만들어서 먹였다. 그를 알게 된 오백 아들들은 어머니의 헌신과 희생 앞에 통곡의 눈물을 흘리다가 돌이 되어벼렸다. 이것은 어떤 고난이 닥치더라도 자식들을 살리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 나가려고 기를 쓰는 우리 어버이들을 말한다. 이런 절실한 우리들의 모습은  ‘창조 남신’의 신화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설문대할망 신화는 남성 중심 사회나 종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성영성의 위대함에 대한 교훈을 전하고 있다.

설문대할망전시관 안에 전시되어야 할 방대한 분량의 자료들이 창고 속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한 초기 기획단의 계획이 잘 이루어져서 이 땅의 토종 원주민 정신 살리기에 앞장서게 될 것을 기원한다.

그 다음으로 기대해 볼 것은 설문대국제명상문화원의 역할이다. 설문대명상문화원은 국내외적 네트웍을 가지고 인류 고대로부터 한반도에 내려오는 생명모성의 원조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모성영성 을 다룰 수 있는 원로들을 초대하여 다가오는 새시대를 위한 정신적 컨텐츠를 만들어나가기를 고대한다. ‘설문대할망 창조여신 이야기 (Seolmundae Grandmother Creation Story)’라는 큰 틀 안에서 아래와 같은 활동이 일어나는 상상을 해본다.

(1) 국내외의 훌륭한 원로 여성들을 추천 받아 <금년의 설문대할망 >인물 선출 전통 만들기.

(2) 어린 세대들이 참여하는 <위대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 쓰기.

(3) 청,장년이 참여하는 <상상속의 나의 신화적 삶> 창작물 쓰기. (이 과정은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인생의 전환을 맛볼 것이다.)  

(4) 남북을 왕래하는 날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모임. <한라에서 백두까지 자유와 평화> 이야기. 

  (이것은 이념과 체재 갈등으로 질식 상태에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 세계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꿈 꿔볼 수 없는  남북 평화 공존의 이야기들을 ,  설문대국제명상문화원이 제공하는 '신화의 공간'에서, 어떤 제약도 없이 맘껏 펼쳐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한 긍정적인 체험적 신화 교육과 상상의 힘은 지금 한국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놀라운 통로들을 가상의 세계와 비대면 창작실에서 시작하여 대면 공연장에서 발표해가며 비상한 현실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 모두가 생명을 품고 키우는 모성의 시각을 넓게 펼치고 각가지 지구촌 문제를 포착하여 세계 각지의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 속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예술로 풀어가는 길을 열어가도록 장려해 간다면, 이 일은  인류사회에 신선한 돌풍을 불러일으키는 <지구촌 살리기 원주민  문화사업>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능성을 모르는 돌문화공원의 일부 공무원들은  지금 그 곳에 전동차를 이입하여 스피커 소리를 내고 유원지 식 설치물들을 설치하여 자연의 분위기를 깨고 있다. 하늘 연못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서 춤을 추는 것은 순간적으로 따라 즐거워 하면서도 혼란이 느껴졌다. 왜 그럴까에 대해 두고 생각해보면서 이글을 쓰게 되었다.

기고자 : 김반아 (Vana Kim, Ed.D)
<김반아 : 교육철학 박사(하버드 대학), 생명모성 연구소 소장, 인류 정신문화 운동가>

출처 : 한겨레:온(http://www.han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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